1946년_찰리 파커, 약에 취해 최고의 명연을 선보이다
찰리 파커 「Bird Lives」 |
1946년 7월 29일은 재즈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 중 하나로 전해 오는 이른바 <러버 맨(Lover Man)>의 녹음이 있었던 날이다.
재즈사에 빛나는 색소폰의 거장 찰리 파커(Charlie Park)의 삶은 질곡의 삶이었다. 그의 삶은 언제나 술과 마약으로 찌들어 있었다. 1946년에 찰리 파커는 미국 서부 지역에 머물고 있었다. 콘서트를 위해 당시 유명한흥행주였던 노먼 그랜츠가 이끄는 밴드를 따라 서부에 왔던 찰리 파커는 무슨 이유에선지 콘서트가 끝나고 다른 멤버들이 모두 동부로 돌아간 후에도 여전히 서부에 남아 있었다. 그는 그저 밤거리를 배회하고 작은 클럽을 찾아 즉흥적인 잼 세션을 벌이고 마약을 구하기 위해 뒷골목을 헤매며 방황하고 있었다. 마침 그 지역의 작은 레이블인 다이얼에서 레코딩 계약을 제의했고 약을 살 돈이 필요했던 찰리 파커는 별 생각 없이 다이얼의 제의를 승낙했다.
그리고 1946년 7월 29일, 찰리 파커는 녹음에 들어갔다. 그러나 약물 중독과 이에 따른 정신분열이 심해지면서 찰리 파커는 녹음을 마친 직후 그만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 녹음을 끝마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을 정도. 간신히 의식을 회복한 찰리 파커는 겨우 호텔로 돌아왔지만 담뱃불을 켠 채로 잠이 들었다가 호텔에 불을 내는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그는 오랫동안 정신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날의 녹음은 찰리 파커의 생애 최고의 명연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찰리 파커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최고의 명반으로 평가받는 유명한 앨범 「Lover Man」이었다.
찰리 파커의 오리지널 곡과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 곡들이 적절히 혼합된 두 장짜리 앨범 「Lover Man」에서 찰리 파커는 약에 취한 상태에서도 절정의 연주력을 선보였는데 특히 「Lover Man」은 발라드에 능했던 찰리 파커의 장점이 극대화되어 나타나고 있는 명반이다.
[365일 팝음악사], 돋을새김, 정일서 지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