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7

『페북허세4』

눈이 나빠질 것을 각오하고 누렇디 누런 책을 잡아들고 침을 묻혀가며 한 장씩 한 장씩 넘긴다. 기억의 파편들을 도려내듯. 기억에 희미해짐은 어느덧 당연해지고 추억은 점점 더 아련해진다. 더럽다. 더럽다. 더럽다.

시비조로 누군가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으나 담담히 무표정으로 대답을 하고 무관심을 애써 감추려, 관심이 있는 척을 한다. 지겹다. 지겹다. 지겹다.

흰 눈은 바라지도, 바란 적도 없지만, 다만 약간의 바람이 있었다면 연탄재가 묻은 회색 눈사람이라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애국심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었던 일방적인 녀석들은 어느덧 악어의 눈물을 흘린다. 싸늘하다. 싸늘하다. 싸늘하다.


                                                                      - 박정우,『페북허세4』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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