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3

『페북허세7』

절기로 처서인 오늘 말그대로 밤에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여름내내 지루함과 옹색함으로 눈을 부스스비비며 일어났다. 마지못해 부모에게 투정부리고 터덜터덜 집밖으로 나와 담배 한 대를 문다. 그리고 푸르디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내뱉는다. '시발, 역겨운 하루가 또 시작이군.' 무더위에 지쳐버린 나의 심신과 정신은 이미 이 세상을 뜬지 오래다. 그동안 너무 더웠다. 태양은 하늘 끝에서서 마지막 발악하는데 나에게는 치졸하게 발악조차할 열정도 없었다. 정력(?)따윈...시발. 그렇게 여름이 갔다. 여름이 갔다. 여름이 갔다. 그리고 다가온다. 가을이. 가을이 오면 좀 달라질까. 그러면 더워서 열정이 없었다는 것은 핑계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런 핑계조차 그리웁다.




 - 박정우,『페북허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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