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5

'아침의 문'(박민규)와 '포르트 리가트의 성모'(살바도르 달리)에 관한 고찰




  날이 많이 추워졌다. 요즈음 자기 전에 책을 보지 않는다. 나또한 점점 스마트폰의 현란한 손맛에 적응을 해가는 터. 참 개탄스럽다. 간만에 짤막한 단편이나 읽어야지 하고 서스럼없이 책장에 손이 향한다. 단연 이상문학상에 손이 먼저가는 것 우선일터, 매년 초(약 1월 중순즈음)에 이상문학상이 발표가 되는데, 스스로가 새로운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을 맞이하는 자세는 전년도의 책이 아닌 5년전의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을 읽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날 밤 저녁에 집어든 2010 년제 34회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 대상 박민규 '아침의 문'.

  문을 열고 나오려는 자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자의 대면, 태어나는 순간과 죽어가는 순간의 극적인 만남. 박민규의 단편소설 '아침의 문'의 후반부를 간단히 이야기한다면 이러할 것이다.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 이 책의 전개가 어떠하고 어떠한 내용을 담고있고 무엇에 대하여 이야기하는지 그닥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읽어봐라. 그리고 느껴라. 그냥 나는 스스로의 느낀 점을 말하고 싶으니까.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탄생, 생성 혹은 제조된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 세상에서 언젠가는 지극히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인간 또한 그렇다. 누군가가 태어나는 자가 있으면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는 자가 있기마련. 탄생과 죽음의 메타포 속에서 이 소설은 극적인 만남을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상반된다는 것이 서로를 마주치는 순간 그 관계 속에서 마주치는 말이나 글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언가(something). 참으로 낯설다. 그리고 어렵다. 이 소설을 읽어 내려가면서 문득 인간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우리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사회 속에 약속인 '인간존엄성'에 대한 생각. 차마 뭐라고 표현하기도 힘들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이 '논리철학논고'라는 저서에서 이야기했던가.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침묵해야만 한다'고. 그 책에서 이 말이 담고있는 명확한 의미는 어떤 누구도 파악할 수 없는 터. 왜냐 우리는 비트겐슈타인이 아니니까.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함부로 '죽음'에 대해서 말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왜냐 그것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탄생'에 대해서 논할 자격이 있는가? '탄생'에 대해서도 지극히 그 기억은 까마득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논리정연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살바도르 달리라면 모르겠지만. 그는 매번 '나는 태아였을 때를 기억한다'라고 큰 소리치던 광기에 젖은 천재화가였으니까. 그렇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현상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그것의 느낌이 어떠한지, 어떠한 구체적 경험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신뿐일 것이다.
  
  삶의 대한 모멸감., '죽음'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그 자세는 분명히 그릇된 자세일터이지만, 그닥 삶을 증오하는 사람들은 간간히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삶'의 반대어는 '죽음'이니까. 그러나 이 책에서 나와있듯 이 세상에서 '절대 믿어선 안될 것은

삶을 부정하는 인간의 나 자살할 거야. 란 떠벌림이다. 그런 인간이 가야 할 길은 알콜릭 정도가 적당하다. 삶을 인정하지 않고선 실제로 자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랄까. 결혼을 한 인간만이 이혼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 수 없다.(p.16)'

  스스로 세상의 의욕없이 자살을 하기위해 문을 여는 사람과 굳이 살고싶지 않은 세상사이지만 마지못해 이 세상에 자궁이라는 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 이것은 죽음에 대한 '의지'와 마지못해도 살아야만 한다는 '의지'와의 대결이다. 자극으로써 충동을 억제하고 의지와 의지와의 대결에서 끝까지 승리하는 것은 후자이다. 본질적으로 탄생이 없었다면 죽음 또한 맞이할 수 없을 터.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동일선상에서의 의미없는 충돌일 뿐이다. 무엇이 자명한 진리인지는 여전히 나는 모르겠다. 쩝.


살바도르 달리 『포르트 리가트의 성모』(1949)

'바다를 여자의 자궁과 동일선상에 배치한 화가에 살바도르 달리가 잇다. 영문 모를 이 세계와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 시계를 엿가락처럼 늘여 빼고, 달걀에 자욱이 달라붙는 개미떼에 집착하면서 일생을 보냈던 이 화가가 소년시절의 어떤 꿈에서 바다와 어머  가 성모로, 자신이 그 태아인 성자로 사각의 요람 속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어머니를 껴안았을 때의 그 충일감이 그제야 자신을 객관화시켜 준다는 사실을 섬광처럼 깨달았던 것이리라. 그것은 또 탄생과 죽음이 동일선상에 놓인다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위의 간단한 단락의 글은 내가 제일 사랑하는 작가 중 한명인 이제하 선생의 글이다. 그는 바다와 여자의 자궁을 동일 선상에 배치한 화가라고 이야기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살바도르 달리는 아내인 갈라를 맹목적이고 유아적으로 사랑을 했다. 그에게 있어서 갈라는 뮤즈 그 이상의 의미였다.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달리는 결국 자신 또한 갈라의 자궁에서 태어난 것이며 즉, 하나의 문을 열고 이 세계에 나왔음을 상징한다. 글에서의 '아침'의 의미는 살바도르 달리의 '바다'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것은 모든 생명들을 깨우고 하루의 활기참을 시작하는 우리 마음 속의 잔잔한 바다와 같은 지극히 고요한 울림일 것이다.



2014-01-14

가만히 문득.

진짜 가만히 있었는데 2013년에 잘된 일들만 생각을 했어. 근데 가장 가슴이 쓰라린 일이 기억이 난 거야. 그 해의 일이 아무렇치도 않게. 의도치도 않게. 지금은 무뎌져서 다행인데 그냥 문득 생각이 났었다고. 인생은 한치 앞도 몰라. 그러니 막연하게 살아가는 것도 멋 아니겠냐.


whatever


2014-01-11

이상문학상작품집

  제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초판본이 도착함과 함께 현재 이 세상에 나온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모두 모으게 되었으니 다른건 모르겠지만 수집욕정은 여전히 건재하다 1977년 김승옥을 시작으로 2013년 김애란까지.
제1회 대상작이 '서울의 달빛0장'인데, 여기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 이어령 선생이 김승옥형을 호텔에 가둬두었다고 한다. 모든 숙식은 본인이 제공할테니 집필에만 몰두해달라고. 그렇게 해서 등장한 작품이 '서울의 달빛 0장'. 승옥이형이 말씀하시길 원래 소설의 제목은 '서울의 달빛'이었다고 한다. 그 소설의 서문의 의미에서 뒤에 0장이라 붙였다 한다. 그러나 이어령 선생은 그 다음의 이야기, 즉, 1장은 김승오겡게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 그 소설의 소문조차 훌륭한 단편소설이라 생각하여 원 소설의 서문을 출간한다. 그리고 그 해 제1회 이상문학상의 대상은 김승옥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는 0장을 펴낸 후 37년동안 1장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견이지만 2014년 이상문학상은 왠지 김경욱이 받을거 같다는 느낌이 온다. 하지만 느낌은 항상 틀리기 마련이지.



2013-12-13

『페북허세11』

우리의 가슴 속엔 애국심이라는 것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애국심이라는 것이 평소에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가마닣 머물러 있다가 '애국가'나 '아리랑' 등의 노래를 듣게 되면 저절로 '찡함'이라는 감정으로 나타난다. 이미 그 '찡함'이라는 감정에는 마음 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애국심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커져서 더이상 가슴 속의 공간이 부족할 때 외부적으로 표현된다. 그것은 눈물과 몸의 찌릿함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반만년 침략의 역사 속에서도 굳건이 버텨왔던 한반도 호랑이들의 기개이며 궁생함없이 이념적 대립과 이익추구를 넘어서 모두를 하나로 단합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 생각된다. 올림픽에서 태극기가 가장 높이 게양되고 애국가가 흘러나올 떄 모두가 숙연해지는 것처럼 오늘은 조용히 그리고 멋지게 '독도는 우리땅'과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듣고 하루를 마감하련다.




                                                  - 박정우,『페북허세11』
                 

2013-11-13

『페북허세10』

절대적으로 말끔하지 못한 가을이고 예년보다 일찍지는 가을의 향연. 일찍다가온 추위로 모두 벌벌떤다. 더럽다. 이리도 고독하고 매서운 추위가.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만드는 매서운 북서풍이 야속하기만 하다. 가을의 낭만은 잉미 진지오래.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성큼 다가온 매서운 북서풍은 여유조차 빼앗아갔다. 냄새난다. 추운 너를 맞이하기 두렵구나. 난 아직도 이리 여리고 여린데 말이다. 우리는 아직도 가을의 낭만을 꿈꾸는데 말이다.


                                                  - 박정우,『페북허세10』


           



가을 추위 절정
      

2013-10-11

『페북허세9』

마치 이 날씨는 샤를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의 느낌과는 다른 '야탑의 우울'이구나. 길가에 고양이(? ~ 2013.10)선생님이 작고하셨다. 영화 신세계에서 이중구가 죽기좋은 날씨라고 말한 것이 이런 날씨인 것인가. 모든 이가 너를 외면할 때 나는 너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다. 야옹.



                                                                      - 박정우,『페북허세9』



2013-10-05

윤동주와 백석

가을은 윤동주의 계절같고 겨울은 백석의 계절인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오. 그냥 아무렇지 않게 그럴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오. 그렇게들 느껴지지 않소? 시간이 지나고 계절은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것만, 하지만 올 가을은 유난히도 윤동주의 계절이 춥소. 마치 백석의 계절처럼 말이오.


윤동주
백석